성범죄 피해자, 공탁금

형사공탁은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가해자(피고인)가 법원에 합의금 상당의 돈을 맡겨 피해자가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공탁 제도의 취지는 공탁금을 통해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함이며, 가해자가 공탁금을 통해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했다고 판단되면 법원도 이를 감형 요소로 참작합니다.

기존에는 법원에 공탁을 하려면 피해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인적사항을 알아야 공탁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 12월, 형사공탁법이 개정되면서 사건번호만 알아도 공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피고인들이 이러한 공탁제도를 감형을 받을 목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실제 법원에서도 (피해자가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았음에도) ‘공탁’ 자체를 감형 사유로 인정함에 따라 이러한 악용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사료됩니다.

형사공탁과 관련된 1·2심 확정판결 988건(2022년 12월~2023년 10월)을 분석한 KBS 보도에 따르면,

전체 988건 가운데 피고인의 일방적인 공탁을 양형상 유리한 요소로 고려한 판결은 785건(79.4%)이었습니다. ‘피해자를 위해 공탁한 점’, ‘일정 금액을 공탁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 피고인의 공탁 행위를 피해자를 위한 노력으로 간주한 것입니다. 반면 피고인의 일방적인 공탁을 아예 감경 사유로 고려해서는 안 된다며, 형량에 반영조차 하지 않은 판결은 16건(1.6%)으로 나타났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는 점’, ‘피고인의 일방적으로 형사공탁한 점’ 등 공탁에 대한 피해자 의사를 확인해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출처: KBS보도, 판결 988건 최초 분석…절반 이상 ‘기습공탁’ [형사공탁 1년]④, 2023.11.20.

 합의 의사가 없는 피해자가 공탁금을 받지 않더라도 공탁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감형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는 가해자의 공탁 사실을 인지한 즉시 대응을 하셔야만 합니다.

1) 엄벌탄원서 제출

공탁금을 받지 않을 것이며 가해자의 엄벌을 원한다는 내용의 ‘엄벌탄원서’를 제출하시는 것만으로도 양형에 있어서의 공탁의 효과를 배제할 수 있습니다.

2) 공탁금회수동의서 제출

공탁금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로 가해자가 공탁금을 회수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공탁금회수동의서’를 제출합니다.

*공탁자(가해자)는 무죄 확정판결이 났거나, 피공탁자(피해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만 공탁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3) 민사소송 제기

가해자와의 합의할 뜻이 없으며, 가해자의 처벌을 원한다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공탁금 수령을 원한다면?

– 가해자와 합의하지 않은 상태로 공탁금을 수령할 경우, 재판부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피해회복이 이루어졌다고 보아 가해자에게 낮은 수위의 처벌이 내려지게 되므로,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상황이라면 공탁금을 바로 수령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공탁금 수령을 원하신다면 수령 후 이의 유보 의사표시를 하셔야 추후 민사소송을 제기해 추가적인 금액을 청구하실 수 있습니다.

*수령한 공탁금만큼 손해배상금이 감액될 수 있습니다.

– 2심 재판까지 완료된 이후 수령하셔야 2심에서의 피고인 양형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합의와 공탁을 동일하게 인지하고 계신 분들도 계실텐데요, 합의와 공탁은 다른 개념이라는 점을 유의하셔야 합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합의’를 하면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는데요,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의 피해자와의 합의는 가장 중요한 양형요소이기 때문에 가해자와 합의를 할 경우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매우 낮아집니다.

그러나, 가해자가 합의금에 준하는 금액을 ‘공탁’하였더라도 이는 재판부의 재량에 따라 양형요소로 고려될 수 있을 뿐이므로 실제로 합의한 것보다는 그 효과가 낮습니다.

따라서, 피해자의 공탁금 수령 여부와는 별개로 피해자는 가해자와 합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